어린, 왕자

|
예비군 훈련에 무슨 책을 들고 갈까. 마침 눈에 띈 어린 왕자.

어린 왕자를 탐독하다 총을 쏘니 뭔가 복잡한 기분;


그 다음 별에는 잉여인간이 살고 있었다. 그 별에는 아주 잠깐 동안 들렀을 뿐이지만, 어린 왕자를 무척 우울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어요?"
많은 빈 DVD들과 아직 뜯지 않은 만화책들을 앞에 놓은 채 말없이 앉아 있는 잉여를 보고 어린 왕자가 물었다.

"잉잉 거리고 있지."
침울한 표정으로 잉여가 대답했다.

"왜 잉잉 거려요?"
어린 왕자가 물었다.

"잊기 위해서지."
잉여가 대답했다.

"무엇을 잊기 위해서요?"
어린 왕자는 그가 불쌍해져서 물었다.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지."
잉여는 고개를 떨구며 고백했다.

"뭐가 부끄럽다는 것이죠?"
그를 돕고 싶은 마음에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잉잉 거리는 게 부끄러워!"
이렇게 말하고 잉여인간은 침묵을 지켰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당황하여 서둘러 그 별을 떠났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하군."
어린 왕자는 여행을 계속하면서 혼자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