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와 똘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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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마드리드까지 날아왔다.
춥다.
하긴 이집트에서 왔으니 추울 만도 하지.

 새벽 4시에 공항에 떨어져서 지하철 다닐 때까지 한시간을 공항에서 졸다가 지하철을 타고 opera역으로 가서 미리 알아둔 민박집 벨을 눌렀다. 반응이 없다. 론리 플레닛에 실려있는 호스텔로 향했다. 지도상 그 장소는 맞는데 호스텔은 없다. 새벽 7:30에 잠시 패닉에 빠져 있었는데 왠지 뒷모습이 한국 아주머니인 분이 저 멀리 지나간다. 슬쩍 미행하니 역시나 민박집 아주머니셨다. 덕분에 따끈한 아침밥을 먹고 시내 구경을 나올 수 있었다. 여행하면서 눈치 하나는 기막히게 는듯;

 우선 찾아간 곳이 프라도 미술관. 학생 할인을 시도했으나 나이가 많다고 거절 당했다. 어쩔 수 없이 8유로를 내고 입장. 밤비행 이후에 구경을 하려니 눈이 불타고 다리가 후덜거려서 제대로 감상은 못하였으나 고야의 그림 두점은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마하 누드는 초딩 때 백과사전에서 보고 ㅎㅇㅎㅇ거리던 그림이었는데 실제로 보자니 감회가 새로웠다. 옆에있는 착의 버전이 더 에로틱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까 -_-; 알베니즈의 고야의 마하를 들으면서 감상...

검은그림들 중 사뚜루누스. 무서운 그림이라는 책에서 보고 언젠가 꼭 보러 가야지 했던 그림. 이 그림 뿐 아니라 검은그림들 전부가 무서운 그림들이었다. 졸음이 확 깨면서 소름이 좍좍 돋는 경험.

 다음 날에는 아이네소피아 현대미술관. 예쁜 그림에 질려서 신선한 자극을 받으러 찾아갔다.

게르니카 메이킹 필름을 보고 깨달았다. 큐비즘 까짓거 대충 그리다 말고 스케치랑 머리 위치를 바꾸면 되는 거로군! 는 농담이고, 옛날 그림들에 비하면 기술이 많이 휘발된 예술에서는 좀더 순수한 감정이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달까. 전에는 피카소나 미로를 보면서 이거 혹세무민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자꾸 보다보니 좋아지려고 그러네.

 마드리드 마지막 날에는 똘레도에 놀러갔으나, 잘 보존된 중세 마을은 이제 지겨워....

-플리커 겔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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