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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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동시지방선거 평택시 개표사무원보조라고쓰고 알바라고 읽는다를 하다가 왔다. 주 업무는 박스 접기, 투표함 나르기, 분류된 표 기계로 배달하기, 박스 부수기, 뒷정리 하기. 13시간정도 일을 하니 정신이 오락가락.

격무이면서 짬이 많이 나는 특이한 노동환경으로 인하여 중간중간 떠오른 생각들 정리.


- 무효 표
자동 분류기로 분류되는 표를 보니 심상정 후보를 찍은 표가 무척 많았다. 잠깐 눈물좀 닦고. 온갖 무효 표가 난무 한다. 찢어진 표, 한투표용지에 두명 찍은 표;;. 무효는 아니지만 1,2차 투표함에 바꿔 들어간 표, 표, 표들..
이거 뭐 기초적인 인지력과 운동능력 시험이라도 봐서 투표권을 줘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시.

- 무거움
말 그대로 민주주의의 무게를 두팔로 열심히 느꼈더니 지금은 삭신이 쑤신다. 평택 체육관에는 600명 쯤이 개표에 관여하고 있었다. 동시에 8선거는 처음 인지라 처음엔 직원도 어리버리, 5~6턴쯤 돌고 나니 통제, 배달, 분류 하는 사람들이 다들 익숙해 져서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하면서 느는 학습능력은 언제봐도 대단해.
이정도 규모의 개표소가 전국에 260개라니... 직접선거라는게 많은 사람들의 고생 위에 가능한 것이로구나. 전에는 재검표하면 결과에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서 '그까짓 것을 제대로 못 세서 저러고 있나'라고 빈정거리는 생각이 들었는데, 직접 개표소를 경험하고 나니 좀 관대해졌다.

- 추한 기자들
취재나온 기자들이 개표원 간식으로 나오는 카스테라, 떡 쪼가리를 지들도 달라고 떼를 씀. 다 큰 어른이 간식 갖고 언성을 높이는데 몹시 추해보였다.

- 자원낭비
이전에는 회사가 자원낭비의 메카라고 생각했는데 공무원은 그 위에 있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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