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4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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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모토는 천천히, 알차게, 싸게... 스위스도 천천히 보려고 했으나
대충 가격을 간보니 너무 비싸!!
베른도 버리고, 제네바도 버리고, 융프라우도 버리고 마터호른을 택했다.
뮌헨에서 제르맛은 하루에 가기엔 너무 멀어서 취리히에서 1박을 했다.

 취리히에 도착하니 너무 덥다. 호숫가에 수영장이 있다고 하길래 바로 호수로 향했다. 대충 호숫가를 따라 걷다보니 수영장 발견. 엄밀히 이야기하면 호숫가에 건물을 하나 세우고 락커시설을 설치해놓은 것 뿐이지만 그래도 수영장.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얕은가 보다 하고 텀벙 뛰어들었더니 이건 뭐 발도 안닿고 바닥도 안보여 두려웠다. 이런 두려운 물에서 저렇게들 태연하게 바글바글 수영을 하고 있다니 대단혀. 바닥이 안보이는 호수에서 수영은 수영장과는 차원이 다르구나! 두려웠다. 바로 앞 20m 정도에 둥둥 떠있는 부두까지 헤엄 살기 위한 몸부림쳐서 가고 나니, 안쓰던 근육들이 비명을 지른다.

DPP_0544
검은 점들이 사람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자 조금 즐길 수 있었다. 그래도 공포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 물속에서 누가 잡아당기는 것 같고 말이지...
 쉬다가 수영을 시작할 때는 다들 멋지게 물속으로 다이빙을 하길래 나도 따라해보았다. 엄청난 고통! 다이빙 방법이 잘못된건지 이런 고통을 참으면서 다들 하는 건지?

 1박 후 Zermatt으로 이동 첫날은 하이킹 트레일 조사, 식량 준비, 산장 예약으로 바빴다. 다음날은 본격 1박 2일 하이킹. 이러다가 전문산악인 되는 것은 아닐지... 마을에서 5시간 거리에 있는 산장을 빙 둘러서 8시간 코스로 갔다. 가는 길에는 구름이 좀 있어서 "이러다가 여기까지 와서 구름에 휩싸인 마터호른만 보다가 가는 거 아냐"라는 걱정에 떨었다.
불타는 마터호른

쇈비엘휘떼

 산장은 2694m에 있었다. 꽤높군... 하고 생각하고 있자니 내 인생에서 가장 높은 땅이었다. 산장 앞에는 마터호른과 빙하가 쫙~ 펼쳐져 있다. 비싼 산장이라서 저녁도 준다. 저녁을 먹으면서 둘러보니 30여명 중 동양사람은 나밖에 없다. 한국사람으로 바글바글하다는 융프라우 안가고 마터호른 찾아온 보람이 있구나. 멕시코 아주머니가 케익도 주고 망원경도 빌려주고 근육통 완화 크림도 주셔서 아주 고맙게 잘먹고 잘썼다.
 식사 후 산장 앞에서 별을 기다리면서 풍경을 감상했다.

꺼먼 것도 밑에는 빙하

가끔 빙하 무너지는 독특한 소리가 들렸는데 거대한 눈사람이 눈밭을 밟는 소리 같았다.

 밤에 별보고 일어나서 생각했다. 기왕 올라온김에 3천미터 이상도 올라가 보잣!

산세를 보아하니 올라가면 객사하기 딱좋겠다

마터호른(4478m)은 정상까지 오르려면 일주일간의 준비와 1천프랑(백이십만원!)이 필요하다. 정상까지는 무리이니 중간에 산장까지만 가자고 길을 나섰다. 중간 산장도 3200m라서 몹시 가파른 길을 힘겹게 올랐다. 그래도 한걸음 한걸음이 나의 인생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라는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가볍더라. 그런데 옆에 지나가는 현지인들은
마라톤을 하고있었다 -_-
나도 질수 업ㅂ뜸. 하고 열심히 올랐다.
횐리휘떼 3260m

내려오는 길은 힘겨웠다. 

- 스위스 사진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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